카카오의 해자
2화

This Week in AI

오픈AI는 끊임없이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올해 초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지만, 정식 출시가 계속해서 미뤄지고 있는 영상 생성 AI, 소라(Sora)도 그 가능성 중 하나다. 출처: 오픈AI

1. 제미나이는 사라졌고 퍼플렉시티가 나타났습니다.


세계 최대 벤처캐피탈(VC) 앤드리슨호로위츠(a17z)는 2023년 하반기부터 대략 반년에 한 번씩 ‘생성형 AI 앱 TOP 100’을 발표합니다. 웹과 모바일을 통한 글로벌 트래픽을 기반으로 각각 50개, 총 100개의 앱을 선정하는데요, 최근 발표된 순위가 꽤 재미있습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퍼플렉시티(Perplexity)와 수노(SUNO)가 급상승했습니다. 그리고 구글의 제미나이(Gemini)는 하락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순위권에서 사라졌습니다. 상징적입니다. 생성형 AI에 대한 기대가 검색과 창작으로 몰리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리고 구글이 이제 서두르지 않으면 AI 패권을 놓칠 수도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고요.

다만 퍼플렉시티도, 수노도 저작권 이슈가 있습니다. 공격적으로 언론사와 제휴를 맺어온 오픈AI와는 달리, 퍼플렉시티는 전혀 다른 종류의 협업을 제안하고 있죠. 광고 수익을 공유하겠다는 겁니다. 아무래도 자금 면에서 오픈AI에 크게 밀리는 퍼플렉시티로서는 다른 선택지가 없었을 겁니다. 《타임》, 《슈피겔》, 《포춘》 등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지만,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면 발을 빼는 언론사들도 있을 겁니다. 수노의 경우에는 ‘공정이용’을 주장하며 전미 레코드 협회, 유니버설 뮤직 등과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습니다. 이런 학습 데이터 저작권 이슈는 영상 AI로도 번질 가능성이 있죠. 이번 상위 50개 앱 목록 중 26개가 콘텐츠 생성 앱입니다. 저작권 문제를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면 이 순위는 다시 한번 크게 바뀔지도 모릅니다.

2. 유럽의 규칙을 잘 지킨 생성형 AI 모델이 등장했습니다.


실리콘밸리 바깥에 유일하게 존재하는 유의미한 생성형 AI 스타트업으로 프랑스의 ‘미스트랄’을 소개해 드린 일이 있죠. 그런데 여기에 독일이 합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독일의 AI 기업 알레프알파(ALEPH ALPHA)가 유럽어에 최적화된 생성형 AI 모델을 공개했습니다. 미스트랄처럼 오픈소스 모델인데요, ‘파리아-1-LLM’이라는 이름입니다. 성능이 꽤 괜찮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와 공학 분야에 특화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유럽연합(EU)은 물론, EU 회원국들의 저작권 및 데이터 보안 법규를 준수하여 제작되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유럽연합은 세계 최초의 ‘AI 법’을 내놓은 바 있죠. 오픈AI, 구글, MS, 메타, 애플 등 미국 빅테크가 주요 규제 대상입니다. 사실, AI 법을 두고 학계에서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위험을 세밀하게 분류하고 서비스 제공자의 의무를 설정한 것은 좋은데, 그게 현실 가능하겠느냐는 겁니다. 예를 들어 고위험 AI 공급자는 제품과 서비스 출시 전에 적합성 평가를 받아야 합니다. 그런데 어떻게 평가해야 할까요? 그걸 제대로 아는 주체는 서비스 공급자뿐입니다. 빅테크들 말입니다. 이런 가운데 유럽의 우등생, 독일이 규칙을 잘 지킨 AI 모델을 내놓은 겁니다. 파리아-1은 두 가지 버전입니다. 사용자 지시에 특화된 ‘통제(control)’ 모델이고요, 다른 하나는 안전성을 더 강화한 ‘통제-정렬(control-aligned)’ 모델입니다. 개인적으로는, 통제 모델 쪽이 좀 더 인기 있을 것 같습니다.

3. 오픈AI는 멈추지 않습니다.


오픈AI는 아마도 올해 적자를 낼 것 같습니다. 그것도 50억 달러, 우리 돈으로는 약 7조 원가량의 적자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샘 올트먼 CEO는 멈출 생각이 없습니다. 오픈AI가 새로운 투자 유치에 나섰거든요. 챗GPT의 방문자 수는 1년 사이 1.5배 정도 증가했습니다. 퍼플렉시티와 클로드는 같은 기간 3배 이상 증가했죠. 경쟁자들은 바짝 추격해 오는데, 더 도망갈 방법은 투자뿐입니다. 더 강력한 AI모델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학습 데이터와 컴퓨팅 파워, 최고의 개발자가 필요합니다. 다 돈입니다.

물론, 아직 오픈AI는 업계 최고 스타입니다. 애플과 엔비디아가 오픈AI에 각각 수십억 달러의 투자를 논의하고 있거든요. 애플은 아이폰에 챗GPT를 탑재하기로 했고, 엔비디아의 실적은 생성형 AI의 발전과 정비례하고 있으니, 매우 합리적인 결정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오픈AI의 기존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도 추가 자금을 투입합니다. 다만, 오픈AI는 이번 투자에서 기업가치를 1000억 달러 이상으로 평가했습니다. 적자 기업이 주장하기에는 좀 과대평가 된 금액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합니다. 이제 오픈AI도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에 그쳐서는 안 되는 시점입니다. 더 큰 투자를 원한다면 그만큼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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