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십 4차 발사 성공

2024년 6월 10일, explained

달과 화성 탐사가 한 발짝 가까워졌다.

2024년 6월 6일 스페이스X가 스타십을 발사하고 있다. 사진: 스페이스X
NOW THIS

스페이스X가 개발한 세계 최대의 우주선 ‘스타십(Starship)’이 지구 궤도 비행과 귀환에 성공했다. 6월 6일 오전 7시 50분, 스타십은 미국 텍사스주 남부 보카치카 해변의 우주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서 발사됐다. 1단 로켓은 우주선에서 분리된 후 멕시코만에 착륙했고, 우주선은 고도 210킬로미터에 도달해 지구를 한 바퀴 돌고 인도양으로 귀환했다.

WHY NOW

빌 넬슨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국장은 스타십 발사 성공에 대해 “달에 인류를 다시 보내고 화성으로 전진하는 여정에 한 걸음 더 내디뎠다”라고 말했다. 스타십은 NASA의 유인 달 탐사 프로젝트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에 사용될 예정이다. 또한 일론 머스크의 꿈인 인류의 화성 개척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화성 이주

“모든 일이 잘 풀린다면 앞으로 10년 안에 인간이 화성에 도착하게 될 것이다.” 2016년 스페이스X의 CEO 일론 머스크가 화성 이주 계획을 공개했다. 2050년까지 인류 100만 명을 화성에 이주시킨다는 계획이다. 당시 머스크는 승객 100명을 태우고 80일 안에 화성에 도착할 수 있는 대형 우주선을 개발하겠다고 밝혔다. 그 우주선이 바로 스타십이다.

정착 기지

화성에 유인 탐사선을 보내는 것도 성공하지 못했는데, 100만 명을 이주시켜 정착 기지를 만들겠다는 계획에 대다수가 허황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기술력도 문제지만, 천문학적인 비용을 어떻게 감당하느냐는 것이다. 우주 발사체는 로켓과 우주선으로 이뤄진다. 로켓의 끝부분에 우주선이 실려 있다. 보통 유인 우주선은 5명 이하가 탑승한다. 100만 명을 화성에 보내려면 20만 번 발사해야 한다. 누리호 1회 발사 비용이 1200~1400억 원 정도였다.

재사용

그래서 스페이스X는 로켓을 재활용하기로 했다. 일반적인 로켓은 위성이나 우주선 같은 탑재물을 지구 궤도로 올려놓은 뒤 분리돼, 공중에서 낙하해 바다에 버려진다. 즉 일회용이다. 이 작업에 발사 비용의 70퍼센트가 들어간다. 스페이스X는 발사된 로켓을 지상으로 유도해 원하는 위치에 착륙시키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로켓을 회수해 연료를 다시 채우면 수십 번 재사용할 수 있다.

100인승

로켓 재사용이 가능해져도 한 번에 5명씩 보내서는 100만 명을 이주시키기까지 한도 끝도 없이 걸린다. 그래서 스페이스X는 100명을 태울 수 있는 초대형 우주선 ‘스타십’을 개발했다. 스타십은 로켓 부분을 포함한 길이가 121미터로 누리호의 2.5배, 탑재 중량은 최대 150톤으로 누리호의 100배에 달한다. 화성까지 80일이 걸리기 때문에 객실, 식당 같은 편의 시설도 향후 탑재될 예정이다.

세 번의 피드백

이번 스타십 발사는 네 번째였다. 앞선 세 번의 발사는 모두 실패했다. 첫 발사였던 2023년 4월에는 스타십이 하단의 로켓과 분리되지 않아 4분 만에 자폭했다. 2023년 11월에는 스타십이 로켓 분리에는 성공했지만 8분 만에 통신이 끊기며 10분 만에 자폭했다. 2024년 3월에는 48분간 비행하며 지구 궤도에 도달했지만, 재사용을 위한 귀환 과정에서 열기를 견디지 못하고 폭발했다. 스페이스X는 세 번의 시험 비행에서 데이터를 확보했고, 마침내 성공했다.

4차 발사

이번 발사에서 발사체의 아랫 부분인 ‘슈퍼 헤비’ 로켓은 상단 우주선 스타십을 하늘로 쏘아 올린 후 분리돼, 발사 지점 근처인 멕시코만 해안으로 돌아와 착륙했다. 스타십은 슈퍼 헤비와 분리된 후 자체 엔진을 켜고 고도 210킬로미터까지 올라갔다. 이후 40분간 지구 궤도를 비행하고 대기권으로 재진입했다. 스타십은 하단이 아래로 향하게 방향을 틀고 역추진 엔진을 이용해 서서히 하강해 인도양에 착륙했다.

다음 스텝

4차 발사도 완벽하지만은 않았다. 스타십에 탑재된 카메라로 촬영된 영상을 보면 대기와의 마찰열로 날개 부분에서 육각형 타일이 떨어져 나왔다. 스페이스X는 합금을 보강하고, 제조 용이성을 높이기 위해 날개 위치를 개선한 스타십을 개발 중이다. 또한 발사 시설 스타베이스에 새로운 제조 시설 스타팩토리를 건설하고 있다. 매일 1기의 스타십 로켓을 생산하는 게 목표다.

IT MATTERS

2021년 NASA는 1972년 이후 처음으로 인간을 달에 보내는 것을 목표로 하는 아르테미스 프로그램의 달 착륙선으로 스타십을 선택했다. 스타십의 비행은 이번에도 완벽하지는 않았다. 달을 넘어 화성까지 가려면 더 많은 기술적 난제를 해결해야 한다. 그러나 머스크는 세계 최대의 로켓과 우주선을 재사용한다는 비전을 실현했다. 더구나 스타십은 갈수록 개선되고 있다. 시험 발사에 걸리는 시간이 7개월, 4개월, 3개월로 점점 단축되고 있다. 화성 이주도 꿈만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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