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와 외교, 다양성 정책으로 얻은 표심
녹색당은 어떻게 유권자의 표심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일까요? 기후와 외교, 다양성 정책에서 다른 정당과 차별화를 꾀하며 꾸준히 지지를 얻어 왔습니다. 녹색당의 가장 핵심이 되는 정책 공약은 환경 보호입니다. 그러면서도 국가 경제 모델을 ‘사회 생태시스템(social-ecological system)’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녹색 기술’에 중점을 두면서 2030년까지 석탄을 연료로 하는 에너지 소비를 종료하고 연소 엔진이 장착된 자동차 운행을 전면 금지할 계획입니다.
녹색당은 창당 당시부터 독일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탈퇴해야 한다는 의견이었지만, 지금은 독일 연방군과 함께 나토가 꼭 필요한 조직이라는 입장입니다. 그러나 GDP의 2퍼센트를 국방비로 늘리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고 보고 있어서, ‘EU 보안 연합(EU Security Union)’ 구축을 원하고 있습니다. 2000년대 초 무력 사용을 수용한다는 정강을 채택한 적 있지만, 신기술이 군사 목적으로 사용되는 것에 여전히 비판적입니다.
러시아와 중국에 대해서는 강경한 태도를 보입니다. 지난해 말 EU와 중국이 포괄적 투자 협정을 체결할 때 반대했고, 독일 내에서 화웨이의 5G 통신 장비 사용 제한에도 찬성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국의 인권 유린 문제에 대해 비판적인데요, 신장 위구르 지역에서 강제 노동을 통해 만들어진 상품이 시장에 진입하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봅니다.
러시아로부터 천연가스를 수송 받기 위해 건설 중인 ‘노드스트림2(Nord Stream2)’에 대해서도 부정적입니다. 기후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을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하는데요, 현 정부는 “석탄과 원자력 에너지 비중을 낮추고 있어 천연가스가 필요하다”고 주장하지만, 녹색당은 사업을 즉각 폐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미국 정치 매체 폴리티코는 안나레나 배어복이 총리로 선출되면 “러시아에 중국에 대해 더 비판적인 태도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보도했습니다.
녹색당은 또 외국인 혐오와 인종 차별에 맞서 싸웁니다. 녹색당은 독일 헌법에서 ‘인종’이라는 말을 제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요, 로버트 하벡 공동 대표는 “인종 대신 사람만이 있다”라며 “인종이라는 말은 모든 사람은 법 앞에서 평등하다는 정신을 훼손한다”라고
말했습니다.